# 1. 출판산업은 수요 감소가 아니라 소비 방식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 Summary



출판산업의 핵심 변화는 독서 인구 감소 자체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변화는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이책 중심의 단선적 시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자리를 전자책, 오디오북, 구독형 이용, 플랫폼 중심 구매, 경험형 오프라인 소비, AI 보조 학습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시장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 변화는 세 가지 판단으로 정리된다. 첫째, 독서율 하락은 산업 축소의 충분조건이 아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독서율 하락과 거래액 증가, 신간 증가, 디지털 이용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다. 둘째, 젊은 세대는 독서를 지식 습득 행위만이 아니라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콘텐츠 소비로 재정의하고 있다. 셋째, 교육 콘텐츠 시장에서는 이미 교재 판매보다 디지털 이용 경험이 더 중요한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교과서 출판사에게 위협은 독서 감소 그 자체가 아니라, 학습자 접점을 플랫폼과 디지털 서비스에 빼앗기는 것이다.



따라서 출판산업을 기존의 출판업 관점으로만 해석하면 오판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인쇄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호출되고 얼마나 쉽게 이용되며 얼마나 오래 체류하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출판사는 더 이상 책을 공급하는 사업자에 머물 수 없다. 신뢰 가능한 콘텐츠 자산을 다중 포맷과 서비스 구조로 전환하는 사업자로 이동해야 한다.



## Findings



### 1.1. 독서율 하락과 구매행태 변화는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 1.1.1. 성인 독서율은 하락했지만, 하락의 양상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성인 독서율 하락은 최근 2년 출판산업에서 가장 분명하게 확인되는 변화다.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기준 성인 종합독서율은 38.5%였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 종이책 독서율은 28.8%, 전자책 독서율은 17.8%, 오디오북 독서율은 4.5%였다. 2023년 조사 대비 성인 종합독서율은 43.0%에서 38.5%로 4.5%p 하락했다. 종이책 독서율 하락이 전체 하락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 하락은 균등하지 않다. 20대 독서율은 75.3%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은 14.4%에 그쳤다. 연령별 격차가 5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소득 격차도 크다. 월소득 200만 원 이하 집단의 독서율은 13.4%였고, 500만 원 이상 집단은 56.1%였다. 독서는 더 이상 보편적 생활 습관이라기보다, 연령과 자원에 따라 유지 여부가 갈리는 선택적 활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지표 간 차이도 확인된다. 통계청 사회조사 기준 2023년 독서 인구 비중은 48.5%로 2021년 대비 2.9%p 상승했다. 반면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는 하락이 확인된다. 이는 독서 감소 여부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과 독서 정의에 따라 시장 해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출판산업은 단일 지표로 읽기 어렵다.



이 구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명확하다. 독서율은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독서의 붕괴가 아니라 독서의 편중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젊은 층, 고소득층, 목적형 독자층에 독서가 더 강하게 남고 있다. 시장은 평균적으로 약해지지만 핵심 세그먼트는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있다.



#### 1.1.2. 종이책 중심 구조는 약해졌고, 전자책과 오디오북은 대체재가 아니라 주류 보조축이 되기 시작했다



포맷 변화는 독서율 하락보다 더 직접적인 시장 신호다. 종이책은 여전히 시장의 기본 포맷이다. 그러나 증가 방향의 포맷은 전자책과 오디오북이다. 특히 20대에서는 전자책 이용이 종이책 이용을 앞서기 시작했다. 2025년 조사에서 20대 전자책 독서율은 59.4%였고, 종이책 독서율은 45.1%였다. 이는 젊은 독서층에서 종이책이 더 이상 기본값이 아님을 뜻한다.



오디오북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전체 비중은 아직 낮지만 60대 미만 전 연령대에서 이용률이 상승했다. 기술 변화가 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AI TTS 고도화로 음성 콘텐츠 제작비가 낮아졌고, 구독 플랫폼은 오디오북을 핵심 체류 수단으로 편입하고 있다. 과거 오디오북은 일부 장르의 부가상품에 가까웠다. 지금은 이동 시간, 운동 시간, 틈새 시간을 흡수하는 독립 소비 포맷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움직임도 이를 강화한다. 밀리의서재는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면서 전자책, 오디오북, AI TTS, 챗봇형 인터페이스를 결합하고 있다. 전자책 소비는 단건 구매에서 구독형 체류 모델로 이동했고, 오디오 콘텐츠는 텍스트 자산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콘텐츠는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다중 포맷 묶음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포맷 간 대체 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용자는 목적에 따라 포맷을 다르게 선택한다. 깊은 몰입과 필기는 종이책에 적합하다. 검색과 휴대성은 전자책이 우위다. 틈새 시간 활용은 오디오북이 강하다. 출판 콘텐츠는 이제 하나의 포맷이 아니라 상황별 접점을 갖춘 복수 포맷 구조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 1.1.3. 독서율 하락과 시장 규모 증가는 동시에 관측된다



최근 2년 출판시장은 위축과 팽창의 신호를 동시에 보였다. 2024년 서적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2조 5,9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시기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는 9.0% 증가했고, 서적류 소비자물가지수도 상승했다. 읽는 사람의 비율은 하락했지만, 실제 구매 금액은 늘었다.



공급 측 지표도 유사하다. 2024년 신간 발행 종수는 64,306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발행 부수도 2.7% 증가했다. 평균 정가는 19,526원으로 4.8% 올랐다. 이 수치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시장은 수요 급감으로 일괄 축소되는 국면이 아니다. 둘째, 공급자는 적은 수요 안에서도 더 다양한 상품을 더 높은 단가로 내고 있다.



이 상반된 흐름은 시장이 양적 대중시장 구조에서 선택적 고부가가치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읽는 사람은 줄 수 있다. 그러나 남아 있는 독자는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더 선별적으로 구매하며, 특정 플랫폼 안에서 더 오래 머문다. 따라서 독서율 하락만으로 출판산업 전체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면 실제 시장 변화를 놓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측정 단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판매 부수와 독서율이 핵심 지표였다. 지금은 거래액, 구독 체류시간, 디지털 이용률, 플랫폼 락인, 재방문 빈도도 함께 봐야 한다. 시장이 줄었는가를 묻는 질문보다, 어떤 소비가 사라지고 어떤 소비가 커지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더 정확하다.



### 1.2. 1020세대는 독서를 콘텐츠 소비이자 자기표현 방식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 1.2.1. 텍스트힙은 독서를 다시 보이는 문화로 만들었다



1020세대의 독서 소비는 이전 세대와 결이 다르다. 독서는 더 이상 조용한 자기계발의 행위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2024년 이후 확산된 텍스트힙은 독서를 취향 표현과 사회적 신호의 수단으로 바꿨다. 글자와 멋을 결합한 이 현상은 책이 다시 젊은 세대의 가시적 문화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SNS는 이 전환을 가속했다. 북톡과 북스타그램은 독서 자체보다 독서 장면, 문장 공유, 서점 방문, 독서 인증을 콘텐츠화했다. 책은 읽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보여주는 대상이 되었다. 이 변화는 도서 마케팅 경로도 바꿨다. 과거에는 출판사 홍보와 언론 서평이 주요 유통 경로였다. 지금은 플랫폼 알고리즘, 사용자 리뷰, 짧은 영상, 감성 문장 공유가 더 빠르게 확산을 만든다.



대표 사례도 명확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사전예매가 급증했고, 입장 대기 시간이 길어질 정도로 참여 열기가 높아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는 독서와 문학 소비가 문화적 이벤트로 재점화됐다. 시 큐레이션 계정, 독서 챌린지, 세계문학 인증 문화 등은 고전 독서조차 자기 정체성을 구성하는 도구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현상의 본질은 독서량 증가가 아니다. 독서의 사회적 의미 변화다. 독서는 이제 정보 습득과 문화 소비, 자기 브랜딩이 결합된 행위다. 이는 책의 경쟁력이 내용에만 있지 않다는 뜻이다. 표지, 디자인, 문장 공유 가능성, 굿즈, 커뮤니티 연동성이 구매를 좌우하는 비중이 커졌다.



#### 1.2.2. 디지털 피로가 커질수록 종이책은 기능보다 경험으로 소비된다



디지털 포맷이 확대되는 동시에 아날로그 감성 소비도 강화되고 있다. 필사 도서, 기록형 노트, 소장판 소비는 이 흐름의 대표 사례다. 이는 종이책이 사라지는 대신 용도가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종이책은 정보 전달의 기본 포맷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대신 천천히 읽고, 기록하고, 소유하고, 선물하는 경험형 포맷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필사 열풍은 이 변화를 잘 보여준다. 손으로 문장을 옮겨 적는 소비는 디지털 독서가 제공하지 못하는 몰입과 정서적 체류를 만든다. 화면 기반 소비가 빨라질수록 종이 기반 체험은 더 선명한 차별성을 가진다. 독자가 종이책을 선택하는 이유가 효율이 아니라 감각과 집중, 기억과 흔적의 측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아날로그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 손편지 가게, 큐레이션 서점, 책바와 같은 공간은 책이 다시 체험형 소비재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공간들에서 중요한 것은 재고량이 아니다. 큐레이션 방식, 분위기, 체류 경험, 취향의 연출이다. 책은 다시 문화 오브제로 기능하고 있다.



이 변화는 종이책 시장에 일률적 위기론을 적용하기 어렵게 만든다. 정보형 종이책은 디지털에 밀릴 수 있다. 반면 소장형, 감성형, 기록형, 선물형 종이책은 오히려 프리미엄 상품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종이책의 미래는 양적 우위가 아니라, 선택된 상황에서의 질적 우위에 달려 있다.



#### 1.2.3. 도서전과 오프라인 공간은 판매 채널이 아니라 경험 채널로 기능한다



오프라인 출판 공간의 의미도 달라졌다. 과거 서점은 책을 사는 장소였다. 지금은 책을 발견하고, 분위기를 소비하고, 취향을 확인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편의성을 장악한 상황에서 오프라인은 더 이상 가격과 재고로 승부하지 않는다. 큐레이션과 체류 경험으로 차별화한다.



도서전은 이 전환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도서전의 인기는 출판산업이 다시 이벤트 산업의 성격을 일부 갖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용자는 책만 사러 가지 않는다. 작가와 출판사를 만나고, 굿즈를 보고, 전시를 체험하고, 문화적 소속감을 확인하러 간다. 출판물이 다시 집단적 경험의 중심 소재가 된 것이다.



책바와 북카페 같은 공간의 확산도 같은 맥락이다. 이 공간에서는 책이 독립된 판매상품이 아니라 대화와 취향을 매개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출판산업의 오프라인 경쟁력은 이제 판매 효율보다 경험 밀도에 좌우된다. 이는 오프라인의 약화가 아니라 기능 전환이다.



### 1.3. 유통 채널은 서점 중심에서 플랫폼·구독·초저마찰 구매로 이동하고 있다



#### 1.3.1. 온라인서점은 가격 경쟁보다 전환 효율 경쟁에 들어섰다



도서 유통의 중심은 이미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최근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가격 할인보다 구매 전환 효율이다. 무료배송 기준, 멤버십 혜택, 추천 구조, 결제 동선, 묶음배송과 같은 운영 요소가 구매결정을 더 강하게 좌우한다. 이용자는 더 이상 서점을 고르지 않는다. 가장 마찰이 적은 구매 경로를 선택한다.



무료배송 기준 변화는 이 경쟁을 상징한다. 도서는 전통적으로 문화상품이라는 이유로 일반 공산품과 다른 유통 문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거래에서는 이런 예외성이 약해지고 있다. 도서도 다른 상품처럼 장바구니 전략과 배송비 정책 안에서 비교된다. 이는 도서가 문화재인 동시에 플랫폼 상품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뜻한다.



서점 입장에서는 큐레이션과 브랜드 신뢰만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의 동선, 검색 노출, 추천 정밀도, 배송 체감 속도, 멤버십 결합이 모두 경쟁요소가 되었다. 유통 경쟁은 책의 내용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다.



#### 1.3.2. 쿠팡의 진입은 도서 유통을 예외 산업에서 일반 플랫폼 상품으로 바꾸고 있다



쿠팡의 도서 유통 진입은 단순한 신규 판매 채널 확대가 아니다. 이는 도서를 다른 소비재와 동일한 플랫폼 논리로 재편하는 사건이다. 쿠팡은 도서를 개별 문화상품이 아니라 대규모 물류·검색·추천 시스템 안의 하나의 SKU로 다룬다. 이 구조에서는 책의 고유성보다 구매 마찰 제거가 우위가 된다.



이 변화는 전통 온라인서점에 직접적 압박을 준다. 도서는 정가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가격 경쟁 여지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쿠팡이 위협적인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전환 구조 때문이다. 로켓배송, 멤버십 결합, 다른 상품과의 묶음구매, 익숙한 결제 동선이 도서 구매를 생활재 소비에 가깝게 만든다.



출판사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통 권력이 책을 이해하는 사업자에서 구매 데이터를 장악한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판매 채널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협상력의 중심이 이동하는 문제다. 출판사는 콘텐츠 공급자일 뿐, 최종 구매 접점은 플랫폼이 장악할 수 있다.



#### 1.3.3. 구독 플랫폼은 판매가 아니라 체류로 이용자를 락인한다



구독 플랫폼의 성장은 더 구조적인 변화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플랫폼은 단권 판매보다 월 구독과 체류시간을 핵심 지표로 삼는다. 이는 출판산업 수익 구조를 건당 매출에서 반복 매출로 바꾼다. 동시에 독자의 선택 구조를 소유에서 접근으로 이동시킨다.



밀리의서재와 같은 사업자는 전자책, 오디오북, AI 음성화, 개인화 추천, 인터랙션 기능을 결합해 콘텐츠 이용 빈도를 높이고 있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보유한 콘텐츠 수만이 아니다. 얼마나 자주 열리게 만들고,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며, 얼마나 쉽게 다음 콘텐츠로 이동시키는가에 있다. 이는 전통 출판사의 판매 중심 사고와 전혀 다른 운영 논리다.



구독 구조가 강해질수록 콘텐츠의 가치 기준도 바뀐다. 잘 팔리는 책보다 잘 열리는 책, 끝까지 읽히는 책, 반복 재생되는 책이 중요해진다. 플랫폼은 이 데이터를 축적한다. 결국 시장의 우위는 콘텐츠 생산보다 이용 데이터 축적과 추천 알고리즘 운영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 1.4. 교육 콘텐츠 소비는 교재 구매에서 디지털 학습 이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 1.4.1. 참고서 시장에서도 전자책과 앱 기반 이용이 빠르게 증가한다



교육 콘텐츠는 이 변화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분야다. 초중고 참고서 시장에서도 종이책 단권 구매보다 디지털 열람과 앱 기반 이용이 늘고 있다. 예스24 기준 초중고 참고서 eBook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정리됐다. 이는 참고서가 더 이상 무거운 인쇄물만으로 소비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학습자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 접근 가능한 자료를 선호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검색이 쉽고, 이동이 편하고, 필요한 부분만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 대비 콘텐츠에서는 전체 독파보다 빠른 탐색과 반복 확인의 가치가 높다. 디지털 포맷이 학습 맥락에 더 잘 맞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변화는 참고서 상품 설계를 바꾼다. 종이책에서는 분량과 정보량이 경쟁력이었다. 디지털에서는 가독성, 검색성, 문제풀이 편의, 오답 복기, 기기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 같은 콘텐츠라도 어떤 인터페이스로 제공되느냐에 따라 실제 사용 빈도가 크게 달라진다.



#### 1.4.2. AI 기반 학습 보조 도구는 이미 학습 과정의 일상 접점이 됐다



최근 학습 소비에서 가장 빠르게 침투한 요소는 AI 보조 도구다. 학생들은 개념 설명, 풀이 방향 제시, 요약, 문장 정리, 질문 응답에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의 47.7%가 주 1회 이상 AI를 학습에 활용한다는 정리도 제시됐다. 이는 AI가 보조 수단을 넘어 사실상 디지털 과외 도구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중요한 점은 학생이 이제 정답만 찾는 것이 아니라, 즉시 설명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과거 교재는 설명의 고정된 저장소였다. 지금 학습자는 궁금한 지점에서 즉시 응답받기를 원한다. 이 기대 수준은 종이책과 정적인 PDF만으로 충족하기 어렵다. 교육 콘텐츠는 점차 질의응답형 인터페이스와 결합해야 한다.



AI 활용 확산은 전통 출판사에 이중 압박을 준다. 한편으로는 교재의 설명 기능 일부가 외부 도구로 대체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검증된 콘텐츠를 AI와 결합한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신뢰할 수 있는 원천 콘텐츠를 보유한 출판사가 AI 응답 품질을 통제할 수 있다면, 무질서한 오픈형 도구보다 더 강한 학습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 1.4.3. 학습자의 선택 기준은 내용량보다 가독성·편의성·즉시성으로 이동한다



학습 콘텐츠 평가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분량, 해설의 충실성, 문제 수가 핵심 기준이었다. 지금은 여기에 가독성, 검색 편의, 즉시 접속, 인터랙션, 기기 최적화가 추가된다. 학습자는 더 많은 내용을 원하기보다, 필요한 내용을 더 빨리 찾고 바로 쓰기를 원한다.



이 변화는 교재의 경쟁력이 더 이상 내용 품질 하나로 결정되지 않음을 뜻한다. 내용은 기본 조건이다. 실제 선택은 이용 경험이 좌우한다. 글자 크기, 화면 레이아웃, 하이라이트, 북마크, 문제 풀이 이동, 해설 접근 속도 같은 요소가 학습 지속성을 바꾼다. 디지털 학습에서는 편집 품질이 서비스 품질의 일부가 된다.



결국 교육 콘텐츠는 출판물과 소프트웨어의 중간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교재는 여전히 콘텐츠 산업의 산물이다. 동시에 점점 더 사용성 경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교과서 출판사가 편집 역량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 Implications



첫째, 우리 회사가 마주한 위협은 독서 감소보다 접점 상실이다. 독서율 하락 자체는 전체 출판산업의 장기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 출판사에 더 직접적인 위협은 학생과 교사의 실제 이용 접점이 플랫폼, 구독 서비스, AI 도구로 이동하는 것이다. 콘텐츠를 보유해도 이용 순간을 놓치면 시장 지배력을 잃는다.



둘째, 교재 사업은 인쇄물 공급업이 아니라 학습 이용 설계업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참고서 eBook 증가, AI 학습 보조 도구 확산, 가독성과 즉시성 중심의 선택 기준 변화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교재를 출간하는 일이 아니라, 학습자가 필요한 순간에 우리 콘텐츠를 가장 쉽게 호출하게 만드는 일이다. 종이책, 전자책, 문제풀이 인터페이스, 오디오 해설, 질의응답형 기능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야 한다.



셋째, 1020세대의 소비 방식 변화는 교육 콘텐츠 브랜딩 방식도 바꾼다. 이 세대는 콘텐츠를 기능으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취향과 정체성의 일부로 소비한다. 따라서 청소년·학부모 대상 상품에서도 정확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자인, 공유 가능성, 경험 품질, 커뮤니티 요소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특히 비교과 영역, 교양형 학습 콘텐츠, 필사형 보조교재, 진로 탐색형 시리즈에서는 이 변화가 직접적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넷째, 유통 전략도 재설계가 필요하다. 전통 서점 채널만으로는 시장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 구매는 초저마찰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용은 구독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판매 채널 확대보다 이용 채널 통제력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든, 외부 플랫폼과 협업하든, 핵심은 이용 데이터와 고객 접점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 수 있는가다.



다섯째, 성과지표도 바뀌어야 한다. 판매 부수, 채택률, 재고 회전율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측정할 수 없다. 앞으로는 월간 활성 이용자, 반복 접속률, 콘텐츠 열람 시간, 기능 사용률, 문제풀이 완료율, 오답 복귀율 같은 지표가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 시장이 판매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출판산업은 축소 국면이 아니라 재편 국면에 있다. 이 재편은 교육 콘텐츠 시장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회사가 대응해야 할 과제는 종이책을 디지털로 옮기는 수준의 전환이 아니다. 학습자가 머무는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콘텐츠 품질과 서비스 구조를 동시에 가진 사업자에게 집중될 것이다.



# 2. 교과서 시장의 변곡점은 AIDT 도입보다 제도 지위 변화에서 발생했다



## Summary



교과서 시장의 핵심 변수는 AIDT 도입 그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AIDT가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교과서로 고정되지 않고, 교육자료이자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로 재분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변곡점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에서 발생했다.



이 변화는 교과서 산업의 전제를 세 가지 축에서 흔든다. 첫째, 제품의 법적 지위가 바뀌면 검정, 채택, 가격, 유지보수의 기준도 다시 설계될 수밖에 없다. 둘째, 공급 방식이 출판 납품에서 디지털서비스 계약으로 이동하면 발행사의 핵심 역량은 편집과 영업을 넘어 조달, 운영, 보안, 서비스 유지로 확대된다. 셋째, 경쟁 기준도 교과 내용의 우열보다 기술 성능, 호환성, 데이터 관리, 교사 지원 기능의 완성도로 이동한다.



따라서 AIDT를 단순한 디지털 교과서 사업으로 이해하면 판단이 늦어진다. 현재 교과서 시장은 출판산업 내부의 연장선이 아니라, 공교육 SaaS 조달 시장과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규칙 안으로 편입되고 있다. 우리 회사가 대응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시장 해석력, 디지털서비스 운영 역량, 장기 유지보수 체계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 Findings



### 2.1. AIDT는 교과서 산업의 규칙을 바꾸는 정책 실험으로 출발했다



#### 2.1.1. 도입 대상 학년·교과와 추진 일정



AIDT는 전면 도입이 아니라 단계적 확산을 전제로 설계됐다. 출발점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다. 교육부는 2023년 2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2025년부터 AIDT를 순차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적용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적용 교과는 수학, 영어, 정보였다.



초기 계획은 향후 사회·과학 등으로 확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실제 추진 과정에서 도입 범위는 조정되기 시작했다. 국어, 실과, 기술·가정 등은 문해력 저하 우려, 사생활 침해 우려, 디지털 과몰입 논란 등으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회·과학 도입 시기도 1년 연기되며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밀렸다. 당초 2028년까지 전 과목 확대를 염두에 둔 로드맵이 있었지만, 2025년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계획도 고정된 전제로 보기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AIDT가 처음부터 모든 교과를 대체하는 범용 교과서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적용 대상은 수학·영어·정보처럼 학습 진단, 반복훈련, 맞춤형 경로 설계가 비교적 용이한 과목에 집중됐다. 이는 AIDT가 종이교과서를 디지털로 바꾸는 사업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개별화 학습이 가능한 과목부터 테스트하는 정책 실험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5년 3월 실제 학교 도입이 시작됐을 때도 전면 의무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희망 학교 자율 선정 방식이 적용됐다. 전국 신청률은 32.3%에 그쳤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대구는 98%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세종은 8%에 머물렀다. 같은 제도라도 교육청 의지, 학교 현장 분위기, 인프라 준비 수준에 따라 채택률이 크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정책은 동일했지만 시장은 단일하지 않았다.



이 단계에서 확인된 사실은 두 가지다. 첫째, AIDT는 처음부터 보편적 교과서 대체재가 아니라 제한된 범위의 정책 실험으로 설계됐다. 둘째, 실제 현장 수용률은 정책 속도보다 느렸다. 도입 일정이 제시되었다고 해서 시장이 곧바로 안정화된 것은 아니었다.



#### 2.1.2. 검정 통과 종수와 참여 사업자 구도



AIDT 사업은 출판사 간 경쟁이 아니라 출판사와 기술기업의 연합 경쟁으로 전개됐다. 2024년 11월 검정심사 결과, 총 146종 신청본 중 76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52.1%였다. 참여 주체는 12개 출원사였다. 초등 수학·영어, 중등 수학·영어·정보, 고등 수학·영어·정보 영역에서 다수 사업자가 동시에 진입했다.



전통 교과서 발행사들은 단독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과서 등은 에듀테크 기업 및 AI 기술기업과 협업해 기능 경쟁력을 보강했다. 이는 출판사 내부 편집 역량만으로는 검정 통과와 서비스 구현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AIDT는 텍스트와 문제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 추천, 개인화 학습 경로, 교사용 관리 기능, 접속 안정성, 데이터 처리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실제 시장 집중도도 빠르게 나타났다. 2025년 도입 이후 천재교과서는 전체 학교 기준 58.3%의 선택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초등 전학년 수학에서는 점유율이 88%를 넘긴 것으로 정리됐다. 2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40%p 이상 벌어졌다. 이는 AIDT 시장이 교과서처럼 다수 종이 안정적으로 병존하는 구조보다, 초기 기술·영업·정책 적응 속도에 따라 승자 집중이 발생하는 구조에 더 가깝다는 점을 시사한다.



검정 통과 자체도 중요한 진입장벽이었다. 종이교과서 검정은 내용 적합성과 교육과정 반영이 중심이었다. AIDT 검정은 여기에 기술 구현 가능성과 서비스 운영 가능성이 추가됐다. 따라서 검정 통과 종수는 단순한 편집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조직의 디지털 완성도와 파트너십 구성 능력의 결과로 봐야 한다.



#### 2.1.3. 교실 적용을 위한 연수·인프라·기술 기준



AIDT는 배포만으로 작동하는 제품이 아니다. 교실에서 쓰이려면 교사 연수, 기기 인프라, 네트워크 환경, 기술 기준 충족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 점에서 AIDT는 출판물보다 서비스 시스템에 가깝다.



교원 연수는 대규모로 진행됐다. 2024년 상반기 교실혁명 선도교원 1만 명이 양성됐고, 2025년 2월까지 2천 명 추가 교육 계획이 제시됐다. 다른 자료에서는 15만 명 이상 규모의 교원 연수가 시행된 것으로 정리된다. 방향은 일관됐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수업을 설계하는 학습 코디네이터로 재정의됐다. 이는 AIDT 보급이 단순한 교재 변경이 아니라 교사 역할 재정의까지 동반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양가적이었다. AIDT 활용 교사의 79.7%가 업무 증가를 체감했다는 정리가 있고, 만족하는 교사 집단에서도 65.9%가 업무 증가를 인정했다. 2025년 7월 교원 3,485명 설문에서는 80.4%가 AIDT 도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장에서 핵심 문제로 지적된 것은 기술 도입의 당위보다 실제 업무 부담이었다.



인프라 격차도 존재했다. 디지털 기기 보급률은 높아졌지만 지역별, 학교별, 교사별 준비 수준 차이가 컸다. 감사원 조사 결과 기존 디지털 교육자료 활용률이 8.1% 수준에 머물렀다는 정리도 제시됐다. 이는 공급이 있어도 실제 사용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장 확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술 기준도 기존 교과서와 질적으로 달랐다. 검정·심사 기준에는 AI 성능, UX, 데이터 처리, 보안, 접근성, 서비스 운영 요소가 포함됐다. 장애학생을 위한 음성 지원, 대체 텍스트 등 보편적 학습 설계 기준도 필수 요건으로 올라왔다. 즉 AIDT는 출판 콘텐츠 심사를 통과하는 제품이 아니라, 교육용 소프트웨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제품으로 설계되기 시작했다.



### 2.2. 그러나 AIDT의 법적 지위 변화는 시장 전제를 다시 흔들고 있다



#### 2.2.1.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의 전환



AIDT 시장을 결정적으로 흔든 사건은 2025년 8월의 법 개정이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AIDT의 법적 지위는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이동했다. 조문상으로는 ‘지능정보기술 기반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성격의 교육자료가 별도 범주로 규정됐다.



이 변화는 표현상의 수정이 아니다. 교과서로 간주될 때와 교육자료로 분류될 때는 사업의 기준점이 달라진다. 교과서는 교육과정 체계 안에서 검정, 채택, 가격, 공급의 안정성을 전제로 움직인다. 반면 교육자료는 사용 목적과 계약 구조, 서비스 형태, 예산 집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크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법적 분류가 달라지면 사업 모델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장 인식도 같은 방향을 보였다. 2025년 7월 교원 설문에서 78.9%가 AIDT를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자료로 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인 교사들이 AIDT를 고정형 교과서보다 보조적·선택적 디지털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법적 지위 전환은 출판사 입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이미 교과서 기준에 맞춰 검정과 개발, 조직투자, 기술투자를 집행한 이후에 제품 정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개발이 끝난 뒤에 다시 출발점이 바뀐 셈이다.



#### 2.2.2. 검정·채택·가격·유지보수 체계의 재설계 가능성



AIDT가 교육자료로 이동하면 기존 교과서 체계의 네 가지 기둥이 흔들린다. 검정, 채택, 가격, 유지보수다.



먼저 검정이다. 교과서 검정은 교육과정 적합성과 내용 품질을 보장하는 제도다. 교육자료는 같은 수준의 검정 체계를 유지할지, 또는 다른 인증·평가 체계를 설계할지 아직 불확실하다. 검정이 약화되면 진입장벽은 낮아질 수 있지만, 대신 시장 내 품질 편차와 경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다음은 채택 구조다. 교과서는 학교 현장에 일정한 안정적 채택 구조가 존재한다. 반면 교육자료는 선택성이 커진다. 2025년 3월 자율 선정 방식과 32.3% 신청률은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같은 제품이라도 필수재가 아니라 선택재가 되면 영업 방식, 수요 예측, 공급 계획이 전부 달라진다.



가격 체계도 재설계 대상이다. 교과서는 정가, 공급, 예산 구조가 상대적으로 명확하다. 교육자료이자 소프트웨어가 되면 라이선스 형태, 사용자 수 기준 과금, 연간 유지비, 기능별 추가비용 같은 구조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AIDT 이용료가 학기당 최대 1천만 원 수준이라는 정리가 제시되며 학교 재정 부담 논란이 발생했다. 교과서 가격 논리가 아니라 SaaS 비용 논리로 이동한 신호다.



마지막은 유지보수다. 종이교과서는 출간 후 오탈자 정정과 개정판 중심으로 관리된다. 디지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상시 업데이트, 장애 대응, 데이터 백업, 보안 패치, 기능 개선을 전제로 한다. 제품의 책임 범위가 납품 시점에서 운영 기간 전체로 확장된다. 이 차이는 수익성과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2.2.3. 발행사 손익과 투자 회수 구조의 불확실성



제도 지위 변화는 발행사의 손익 구조를 가장 직접적으로 흔든다. AIDT는 초기 투자비가 큰 사업이다. 콘텐츠 개발, AI 기능 연동,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UX 설계, 검정 대응, 연수 지원, 영업 대응 비용이 동시에 들어간다. 그런데 법적 지위가 바뀌면 이 투자의 회수 시점과 회수 방식 자체가 흔들린다.



발행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증 가능한 손해비용만 약 8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청구액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정리도 존재한다. 2026년 1월을 목표로 손해배상 청구와 헌법소원 준비가 진행된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이는 기업들이 제도 변화의 충격을 단순한 사업 리스크가 아니라 손실 보전 이슈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 기업의 실적도 이를 반영한다. 천재교과서는 AIDT 투자 영향으로 2024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정리된다. 비상교육은 AIDT R&D를 지속하되 사업구조와 운영방식 전반을 재검토 중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2025년 2월 전체 인력의 30%를 감축했다. AIDT 정책 변화가 에듀테크 업계 구조조정까지 연결된 것이다.



핵심은 수익성 악화 그 자체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회수 구조의 불안정성이다. 교과서 사업은 통상적으로 제도 안정성 위에 투자한다. AIDT는 그 전제가 무너졌다. 콘텐츠 품질과 기술 완성도가 높아도, 제도 분류와 조달 프레임이 바뀌면 손익 구조가 그대로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2.3. 공교육 조달 방식은 출판 납품에서 디지털서비스 계약으로 이동하고 있다



#### 2.3.1. 디지털서비스 지정과 SaaS형 공급 구조



AIDT의 구조 변화에서 가장 실질적인 지점은 조달 방식이다. 이미 일부 보도와 자료에서 AIDT 제작사에 대한 ‘디지털서비스 지정’이 언급됐다. 이는 공교육 시장 공급 방식이 기존의 교과용도서 납품에서 디지털서비스 계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서비스 지정은 제품의 본질을 다시 규정한다. 납품형 상품은 제작 후 공급하면 거래가 일단 종료된다. 반면 SaaS형 서비스는 계약 이후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로그인, 사용자 계정, 데이터 저장, 버전 업데이트, 장애 대응, 기술문의, 운영 모니터링이 모두 계약 이행 범위에 포함된다. AIDT는 바로 이 구조에 들어가고 있다.



실제 기능도 SaaS 모델에 가깝다. AI 튜터가 학생별 학습 능력과 태도를 분석하고 맞춤형 자료를 제시한다. 교사용 관리 화면과 학습 현황 대시보드도 함께 제공된다. 이는 파일 전달이나 전자책 열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동작해야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제품 범주보다 서비스 범주가 더 정확하다.



이 공급 구조는 발행사의 조직 설계를 바꾼다. 개발 이후 운영 조직이 필수다. 서비스 지표를 관리할 인력, 기술 장애를 대응할 인력, 고객지원을 맡을 인력, 데이터 정책을 관리할 인력이 필요하다. 교과서 발행사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일부 기능을 내재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3.2. 학교 예산 부담과 이용료 이슈



SaaS형 공급 구조는 학교 예산에 새로운 부담을 만든다. 교과서는 통상 예산 구조와 가격 규율이 상대적으로 명확하다. 디지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라이선스 비용과 이용료 부담이 발생한다. 실제 자료에서는 AIDT 이용료가 학기당 최대 1천만 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 수치는 단순한 가격 이슈가 아니다. 디지털 서비스는 초기 도입 비용보다 지속 비용이 중요하다. 학교 입장에서는 한 번 도입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 학기 혹은 매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면 이용률은 기술 완성도와 무관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도입률 편차 역시 이 문제와 연결된다. 전국 평균 신청률 32.3%, 지역 간 격차 확대는 교육청 재정 여력, 정책 우선순위, 학교별 준비도 차이를 반영한다. 교과서였다면 전국 단위로 비교적 균질하게 보급됐을 가능성이 높다. 교육자료이자 서비스가 되면서 예산 민감도가 커진 것이다.



결국 가격정책과 과금모델은 콘텐츠 전략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학교가 감당 가능한 비용 구조를 설계하지 못하면, 제품 완성도가 높아도 시장은 확대되지 않는다. AIDT 시장은 교육효과 경쟁이면서 동시에 조달 친화적 가격 구조 경쟁이다.



#### 2.3.3. 공공조달 대응 역량의 중요성 확대



공급 구조가 바뀌면 기업의 핵심 역량도 바뀐다. 종전 교과서 시장에서는 교육과정 해석력, 집필력, 검정 대응, 영업 네트워크가 중요했다. 디지털서비스 시장에서는 여기에 공공조달 대응력이 추가된다.



공공조달 대응력은 단순 입찰 서류 작성 능력이 아니다. 제도 변화 해석, 지정 요건 이해, 예산 흐름 파악, 계약 구조 설계, 서비스 수준 협약 대응, 장애 책임 범위 설정, 보안 준수 항목 이행을 포함한다. 즉 법무, 재무, 개발, 운영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역량 차이는 향후 시장점유율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 콘텐츠 품질이 비슷하다면, 교육청과 학교가 선택하는 기준은 조달 용이성, 운영 안정성, 지원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공공시장은 제품 우위만으로 이기기 어렵다. 제도 친화성과 운영 신뢰가 함께 필요하다.



따라서 AIDT 이후의 교과서 시장은 출판업의 확장판이 아니라 공공 SaaS 시장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발행사는 교육콘텐츠 회사인 동시에 조달사업자가 되어야 한다.



### 2.4. 교과서 경쟁은 내용 경쟁에서 기술·운영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 2.4.1. AI 성능·호환성·접근성 기준 강화



AIDT 경쟁에서 내용은 기본조건이 됐다. 차별화는 기술에서 발생한다. 검정과 심사 기준에는 AI 성능, UX, 기기 호환성, 접근성 요소가 포함됐다. 이는 교과서 경쟁의 평가축이 텍스트와 문제 구성에서 소프트웨어 완성도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접근성 기준 강화는 구조적 변화다. 음성 지원, 대체 텍스트,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 보편적 학습 설계는 선택 요소가 아니라 필수 요건이 됐다. 이는 기술 개발이 부가 기능 개발이 아니라 공교육 적합성의 핵심 기준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호환성도 중요해졌다. 학교는 다양한 기기와 네트워크 환경을 사용한다. 동일한 서비스가 특정 환경에서만 원활히 작동하면 확산이 어렵다. 교과서처럼 내용만 전달하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기기, 브라우저, 계정관리, 접속 안정성 전반이 경쟁력이다.



#### 2.4.2. 데이터·보안·품질관리는 필수 운영 역량이 됐다



AIDT는 학생 데이터를 다루는 서비스다. 따라서 데이터 관리와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전제다. 기술심사 기준에 데이터 처리, 보안, 서비스 운영 항목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별 학습 기록, 진단 결과, 평가 이력, 교사 대시보드 데이터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정보보호 체계가 곧 서비스 신뢰의 핵심이 된다.



품질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종이교과서는 출간 전 품질관리 비중이 높다. 디지털 서비스는 출간 이후 품질관리 비중이 더 높다. 버그 수정, 응답 속도, 서버 안정성, 추천 정확도, 콘텐츠 오류 수정이 상시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QA는 개발 종료 전 단계가 아니라 운영 전 과정의 기능이 된다.



데이터 기반 검증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정책 현장에서는 기술 도입 속도보다 실제 학습 효과를 입증하라는 요구가 반복된다. AIDT는 좋은 기능이 있다는 주장보다, 어떤 학습 행동이 개선됐는지 데이터로 보여줘야 하는 제품이 되고 있다. 데이터는 운영 자산이면서 동시에 정책 방어 수단이다.



#### 2.4.3. 교사 지원 기능과 학습 분석 기능이 차별화의 핵심이 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AIDT의 가치는 학생용 기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차별화 포인트는 교사용 지원 기능과 학습 분석 기능에 있다. 교사가 수업을 재구성하고 학생별 상태를 파악하며 즉시 개입할 수 있어야 서비스 가치가 생긴다.



자료에서는 교사의 역할 변화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코디네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이 역할 변화가 현실이 되려면, AIDT는 단순한 전자교과서가 아니라 수업 도구여야 한다. 학생 개별 진도, 오답 패턴, 참여도, 과제 수행 현황을 교사가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학습 분석 대시보드, AI 기반 맞춤형 문항, 교사용 재구성 기능은 이런 맥락에서 중요해진다. 실제 사례로 비상교육의 AI 수학 솔루션은 누적 1,200개 학교에서 사용된 것으로 정리된다. 이는 콘텐츠 자체보다 수업 내 활용 기능이 확산의 핵심 동인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교사 업무 부담을 줄이지 못하면 기능이 많아도 실패할 수 있다. 2025년 설문에서 교사의 부정 평가와 업무 증가 체감이 크게 나타난 것은 이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결국 좋은 AIDT는 기능이 많은 서비스가 아니라, 교사에게 추가 노동이 아니라 운영 효율을 주는 서비스여야 한다.



## Implications



첫째, 우리 회사는 AIDT를 교과서 연장선이 아니라 제도 리스크가 큰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봐야 한다. 제품의 법적 지위가 바뀌면 품질 경쟁력만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 향후 핵심 변수는 콘텐츠 우위보다 법제 변화, 조달 구조, 예산 집행 체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디지털 교과서 전략의 핵심은 개발 역량보다 제도 대응 역량과 운영 역량의 결합이다. 2025년 8월 교육자료 전환은 개발이 완료된 뒤에도 사업 조건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우리 회사는 검정 대응 조직만이 아니라 정책 모니터링, 공공조달 해석, 계약 구조 설계, 손익 시뮬레이션 기능을 내재화해야 한다.



셋째, 수익모델 설계도 다시 짜야 한다. 종이교과서식 단권 공급 모델은 AIDT 구조와 맞지 않는다. 라이선스, 유지보수, 지원 서비스, 업데이트 비용이 포함된 장기 계약형 모델을 전제로 원가와 가격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 규모는 커지고 회수 안정성은 낮아진다.



넷째, 기술 경쟁의 초점도 분명해졌다. 차별화는 AI 기능의 화려함보다 교사 업무 절감, 데이터 신뢰성, 기기 호환성, 접근성, 운영 안정성에서 발생한다. 우리 회사가 향후 우선 투자해야 할 영역은 ‘학생용 화면’보다 ‘교사용 운영 도구’와 ‘서비스 품질 체계’일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조직 정의도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교과서 사업부는 편집 중심 조직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 개발, QA, 보안, 데이터, 고객지원, 조달, 법무가 결합된 다기능 조직이 필요하다. 교과서 회사라는 정체성만으로는 부족하다. 공교육용 디지털서비스 사업자로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결론은 분명하다. AIDT가 던진 가장 큰 질문은 “교과서를 어떻게 디지털화할 것인가”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우리 회사가 제도 변동성과 서비스 운영을 감당하는 교육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될 수 있는가”다. 파트2의 핵심 판단은 여기다. 교과서 시장의 변곡점은 기술 도입보다 제도 지위 변화에서 발생했고, 그 결과 경쟁 규칙도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



# 3. 주요 사업자들은 플랫폼화·IP화·에듀테크화로 생존 전략을 재구성하고 있다



## Summary



최근 2년간 주요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보면, 생존 전략의 방향은 이미 분명해졌다. 전통 출판사는 수익성 방어와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고, 플랫폼 사업자는 구독·추천·데이터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장악하고 있으며, 콘텐츠 기업은 IP 확장과 OSMU를 통해 출판보다 높은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 산업의 경쟁 단위가 책 한 권에서 서비스 체계와 IP 묶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다. 기존 출판사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지금의 주요 사업자들은 “어떻게 반복 이용되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다른 포맷으로 확장할 것인가”, “어떻게 데이터와 접점을 확보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출판 자체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약해지는 상황에서, 플랫폼화는 방어 전략이고 IP화는 수익성 개선 전략이며 에듀테크화는 미래 성장 옵션이다.



따라서 시장을 출판사끼리의 경쟁으로만 보면 실제 판세를 놓치게 된다. 이제 전통 출판사의 실질 경쟁 상대는 다른 교과서 발행사만이 아니다. 구독 플랫폼, 웹툰·웹소설 IP 기업, 학습 서비스 기업, 교육용 소프트웨어 사업자, 심지어 공공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기술기업까지 경쟁 구도에 들어와 있다. 우리 회사가 읽어야 할 것은 개별 기업의 성과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다.



## Findings



### 3.1. 전통 출판사는 수익성 방어와 디지털 전환을 병행하고 있다



#### 3.1.1. 매출은 둔화됐지만 이익은 개선됐다



전통 교육 출판사의 최근 재무 흐름은 시장의 압축된 현실을 보여준다. 2024년 주요 교육 출판 42개사의 매출 합계는 4조 1,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 합계는 915억 원으로 8.7% 증가했다.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방어된 셈이다.



이 수치는 두 가지를 동시에 뜻한다. 첫째, 교육 출판 시장은 이미 성장 산업의 문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 정책 불확실성, 디지털 소비 전환으로 인해 매출의 자연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둘째, 주요 사업자들은 이런 환경에서 비용 효율화와 선택적 투자로 이익을 지키고 있다. 즉 시장의 기본 전략이 공격적 확장보다 내실 경영으로 이동했다.



이 흐름은 구조적으로도 자연스럽다. 종이교재 매출은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반면, 디지털 전환 투자와 조직 재편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영역을 동시에 확장할 수 없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과 플랫폼으로 자원을 재배치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교육 출판사의 재무 흐름은 바로 이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중요한 것은 이익 개선이 곧 사업 체질 개선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의 이익 개선은 비용 통제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미래 경쟁력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즉 지금의 출판사는 “버티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음 성장 모델은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 가깝다.



#### 3.1.2. 주요 교육 출판사들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미래엔, 천재교과서, 비상교육,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모두 교육 콘텐츠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2년의 움직임을 보면 네 회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전략의 축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래엔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존 사업 기반 위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유형이다. 2024년 매출은 약 2,254억 원 수준으로 정리되며, 전통 교과서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 학습 플랫폼 ‘초코’ 개발과 AI 기반 교육기업 전환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움직임은 기존 강자가 급격한 변신보다 점진적 체질 개선을 택하는 전형으로 볼 수 있다. 핵심은 종이 교과서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미래 수요가 발생할 디지털 접점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천재교과서는 보다 공격적인 전환 사례에 가깝다. AIDT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했고, 실제 도입 학교 기준으로 과점적 지위를 형성했다. 다만 그만큼 투자 부담도 컸다. 기술 협업, 콘텐츠 재구성, 서비스 운영 조직 확장이 동시에 일어났고, 그 결과 AIDT 관련 투자비가 실적에 부담으로 반영됐다. 천재교과서의 사례는 선점이 곧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시장 정의가 바뀌는 순간에는 공격적 진입이 지배력을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상교육은 전통 출판과 디지털 학습 서비스 사이를 오가는 유형이다. AIDT 대응, AI 수학 솔루션, 학원·학교용 시스템 공급, 자체 학습 서비스 운영이 동시에 전개됐다. 특히 선도학교 기반 매출 증가 사례는 이 회사가 단순한 교재 판매보다 학습 시스템 공급업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일부 사업부 축소와 구조 재검토도 진행됐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항상 확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은 정리되는 냉정한 선택의 과정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출판사라기보다 에듀테크에 가까운 포지션에서 공교육 시장과 민간 학습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왔다. 그러나 AIDT 정책 변화는 이 회사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2025년 2월 전체 인력의 30%를 감축한 것은 정책 기대 위에서 형성된 조직과 비용 구조가 얼마나 빠르게 조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즉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있던 기업도 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 네 사례를 함께 놓고 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첫째, 모두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둘째, 그 방식은 서로 다르다. 셋째, 누구도 완전히 안정된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 전통 강자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고, 디지털 강자는 제도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현재 교육 출판 시장은 우열이 확정된 판이 아니라, 각기 다른 해법이 시험되는 과도기다.



#### 3.1.3. 비용 효율화는 생존 조건이지만, 투자 축소는 미래 옵션을 약화시킬 수 있다



최근 교육 출판사의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비용 효율화다. 외형 성장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비용 통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되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인력을 줄이고, 비핵심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본질적으로 양면성을 갖는다. 비용을 줄이면 단기 실적은 개선될 수 있다. 반면 디지털 전환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사업이다. 개발, QA, 보안, 인프라, 데이터 조직, 교사 지원 체계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지금 투자를 줄이면 당장의 손익은 나아질 수 있지만, 시장이 본격 전환될 때 다시 따라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



즉 교육 출판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투자 우선순위 재설계다. 모든 디지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모든 실험을 줄이는 것도 위험하다. 핵심은 어떤 자산이 반복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어떤 디지털 투자가 제도 변화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선별하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이 아니라, 가장 선택적으로 투자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 3.2. 플랫폼 사업자는 구독·추천·데이터 기반 확장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 3.2.1.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사업자가 아니라 독서 체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밀리의서재의 최근 움직임은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방식이 무엇인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전자책 수 보유 자체에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가 앱 안에 더 오래 머물고, 더 자주 열고, 다른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즉 책 판매보다 체류 설계가 핵심이다.



서비스 확장도 이 방향과 일치한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구독을 넘어 오디오북, AI TTS, 개인화 추천, 대화형 챗봇, 창작 참여형 기능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정적인 라이브러리였다면, 최근에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책을 읽는 행위가 앱 안에서 계속 이어지도록 서비스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특히 AI TTS 확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2025년 8월 기준 신규 오디오북 중 AI 오디오북 비중이 56%까지 올라갔다는 정리는, 플랫폼이 기존 출판 자산을 더 낮은 비용으로 재포맷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플랫폼은 텍스트 자산을 음성 콘텐츠로 다시 풀어내며 체류 시간을 늘리고, 다른 상황의 소비까지 흡수하고 있다. 한 번 확보한 콘텐츠를 더 많은 시간대와 접점에서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외연 확장 방식이다. 밀리의서재는 웹소설·웹툰 영역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하고, 통신사 제휴를 통해 가입자와 매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책 구독 서비스”가 아니라, 텍스트 기반 콘텐츠 전반을 흡수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판물의 경계보다 이용자 체류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사업자가 아니라, 이용자를 가장 잘 붙잡아 두는 사업자가 이긴다. 전통 출판사는 여전히 개별 콘텐츠의 완성도에 집중하지만, 플랫폼은 콘텐츠 간 이동과 반복 방문을 설계한다. 경쟁의 기준이 다르다.



#### 3.2.2. 전자출판 플랫폼의 성장은 출판 수익의 무게중심이 이미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주요 전자출판 플랫폼 13개사의 매출은 1조 5,9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고, 영업이익 합계는 654억 원으로 25.6%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기 교육 출판사들이 매출 감소와 비용 통제로 방어에 집중한 흐름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디지털 플랫폼은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우고 있고, 전통 출판은 수익성만 방어하고 있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전자출판 플랫폼이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니라, 이미 독립된 수익 중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플랫폼은 출판사의 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존재가 아니다. 자체 추천 구조와 결제 구조, 데이터, 제휴망을 가진 독립된 지배 사업자가 되고 있다. 출판사가 콘텐츠를 만들어도, 소비자 접점에서 가장 큰 가치는 플랫폼이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다.



매출 상위 사업자 구성을 봐도 흐름은 분명하다. 웹툰·웹소설 기반 플랫폼, 전자책 플랫폼, 장르형 콘텐츠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출판시장 전체의 가치가 “종이책 판매”에서 “디지털 콘텐츠 이용”으로 재배분되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출판사가 플랫폼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깝다.



#### 3.2.3. 추천과 체류시간은 이제 콘텐츠 품질만큼 중요한 경쟁력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핵심 자산은 콘텐츠 그 자체보다 데이터다. 어떤 이용자가 무엇을 언제 열고, 어디에서 이탈하고, 무엇을 끝까지 읽고, 어떤 장르를 다시 찾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추천 정밀도는 높아진다. 그리고 추천이 정교해질수록 체류시간은 늘어난다. 플랫폼은 이 선순환을 통해 더 강해진다.



이 구조에서는 “좋은 책”의 정의도 바뀐다. 전통 출판에서는 잘 쓴 책, 권위 있는 책, 많이 팔린 책이 핵심이었다. 플랫폼에서는 여기에 더해 잘 열리는 책, 오래 머무르게 하는 책, 다음 콘텐츠로 연결되는 책이 중요해진다. 플랫폼은 이 성과를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다. 반면 전통 출판사는 판매 이후의 이용 데이터를 거의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추천 알고리즘과 체류 설계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이다. 출판사 관점에서 보면 이 변화는 불리하다. 콘텐츠는 출판사가 만들지만, 이용 데이터는 플랫폼이 쌓는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플랫폼은 더 강해지고, 출판사는 더 의존적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수익 배분과 협상력 문제로 이어진다.



### 3.3. 콘텐츠 기업은 IP 사업과 OSMU를 통해 고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



#### 3.3.1. 웹툰·웹소설은 출판보다 확장성이 높은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최근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수익 구조를 바꾼 영역은 웹툰·웹소설이다. 이 시장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단일 포맷으로 끝내지 않고, 영상·게임·굿즈·해외 라이선스까지 확장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키워 왔다. 출판산업이 아직 권 단위 판매를 중심으로 사고할 때, 이 시장은 이미 세계관과 캐릭터, 포맷 전환 가능성을 기준으로 콘텐츠를 평가하고 있다.



웹툰·웹소설의 강점은 두 가지다. 첫째, 원천 IP의 확장성이 크다. 둘째, 디지털 유통을 전제로 하므로 글로벌 확장이 빠르다. 국내에서 검증된 작품은 곧바로 해외 플랫폼, 번역판, 영상화, 게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원작 매출보다 파생 매출이 더 커지는 사례가 나타난다. 출판사가 한 권의 판매로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이 흐름은 출판산업 전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미래의 고수익 구조는 더 많이 찍어 파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한번 만든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재배치하고, 다른 매체로 확장하고, 장기적 IP로 관리할 수 있는가에서 나온다. 즉 IP화는 선택적 부가 전략이 아니라, 성장 산업이 취하는 기본 전략이 되었다.



#### 3.3.2. 디앤씨미디어 사례는 출판사가 IP 홀더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앤씨미디어는 최근 2년의 변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례 중 하나다. 2024년 매출은 8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5.9% 급증한 것으로 정리된다. 핵심 동력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의 전방위 확장이다. 웹소설에서 출발한 콘텐츠가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굿즈로 이어지며 단일 원천 IP를 다층적 수익 구조로 바꿨다.



이 사례의 의미는 단순한 히트작 성공에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출판 원천 콘텐츠가 더 이상 낮은 마진의 출판물로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원작을 보유한 사업자는 라이선싱, 공동제작, 해외 배급, 2차 저작물 수익을 통해 훨씬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출판사가 제조업이 아니라 권리사업자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앤씨미디어의 숏폼 플랫폼 자회사 ‘펄스클립’ 런칭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장편 IP를 짧은 포맷으로 재구성해 다른 플랫폼 문법에 맞추는 시도다. 이는 하나의 콘텐츠를 원작 형태로만 소비시키지 않고, 새로운 소비 습관에 맞춰 계속 변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IP 기업은 콘텐츠를 고정된 작품이 아니라 계속 재가공 가능한 자산으로 다룬다.



#### 3.3.3. 교육 콘텐츠도 결국 IP 자산화의 관점으로 다시 봐야 한다



교육 콘텐츠는 흔히 IP 사업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진다. 교과 내용은 표준화되어 있고, 시험 중심 수요에 묶여 있으며, 대중적 팬덤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판단은 지나치게 협소하다. 교육 콘텐츠도 충분히 IP 자산이 될 수 있다. 다만 방식이 다를 뿐이다.



교육 IP의 핵심은 캐릭터보다 신뢰와 반복 사용성이다. 예를 들어 특정 개념 설명 방식, 문제 유형 체계, 학습 코스 설계, 시각화 포맷, 교사용 수업 패턴, 브랜드화된 학습 보조 캐릭터, 필사형 콘텐츠, 진로 탐색형 시리즈는 모두 교육 IP가 될 수 있다. 학생과 교사가 반복적으로 찾고, 다른 포맷으로 전환 가능하며, 외부 파트너와 라이선싱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IP 자산이다.



오히려 교육 콘텐츠는 장기적으로 더 강한 자산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IP는 유행과 흥행 변동성이 크지만, 교육 IP는 커리큘럼과 학습 수요에 기반해 반복 사용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교육 출판사가 이를 아직 “교재 한 종” 단위로만 바라본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교재를 책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지식 자산 묶음으로 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 3.4. 시장 경쟁 구도는 출판사 간 경쟁에서 출판사 대 플랫폼·기술기업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 3.4.1. 에듀테크 기업은 더 이상 협력사에 머물지 않고 직접 경쟁자로 들어오고 있다



AIDT와 디지털 교육시장의 확산은 에듀테크 기업의 포지션을 바꿨다. 과거 이들은 출판사의 기술 파트너나 보조 솔루션 공급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검정 참여, 공교육 시장 진입, 자체 플랫폼 공급을 통해 직접 경쟁자로 올라오고 있다.



이 변화는 구조적으로 중요하다. 에듀테크 기업은 콘텐츠 자산은 약할 수 있지만, 데이터, UX, 서비스 운영, 기기 호환성, 학습 분석에서 강점을 가진다. 반면 전통 출판사는 교육과정 해석과 콘텐츠 신뢰에서 강하지만 서비스 역량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제 두 집단은 협업하면서도 동시에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한다. 산업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클래스팅, 아이스크림미디어와 같은 기업이 보여준 움직임은 분명하다. 기술기업은 더 이상 출판사가 만든 책을 디지털로 옮겨주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아예 교실 안의 핵심 인터페이스를 장악하려고 한다. 결국 학습자가 누구의 화면 안에서 공부하느냐가 시장의 핵심이 되면, 기술기업이 유리해질 수 있다.



#### 3.4.2. 공공-민간 협업은 확대되지만, 협업은 곧 의존 구조가 될 수도 있다



최근 공교육 시장에서는 공공-민간 협업 모델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 교육청, EBS, 발행사, 에듀테크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겉으로 보면 협업 확대는 산업 성장의 기회처럼 보인다. 실제로 공공 예산과 민간 기술이 결합되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학교 현장 진입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조에는 다른 면도 있다. 협업 구조가 깊어질수록 개별 기업은 전체 가치사슬의 일부 역할만 맡게 될 수 있다. 특히 콘텐츠 기업이 단순 공급자 역할에 머물면, 데이터와 운영 주도권은 플랫폼 사업자나 공공 운영기관이 가져갈 수 있다. 협업이 기회인 동시에 종속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협업 여부가 아니라 협업 안에서의 지위다. 누가 사용자 접점을 가지는가, 누가 데이터를 보유하는가, 누가 운영 기준을 정하는가에 따라 가치 배분이 달라진다. 출판사가 콘텐츠만 제공하고 끝나는 구조라면, 시장이 커져도 핵심 가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 3.4.3. 해외 진출과 표준화는 후순위 이슈가 아니라 장기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교육 출판 시장은 내수 중심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 해외 진출과 표준화 이슈는 더 이상 부차적 과제가 아니다. 콘텐츠를 서비스로 전환하면 언어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구조, 메타데이터, 학습 진단 체계, 접근성 기준, 저작권 처리 기준까지 함께 표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웹툰·웹소설 분야에서 식별체계와 메타데이터 체계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콘텐츠 산업 전체가 인쇄물 중심 관리에서 디지털 자산 중심 관리로 이동하면서, 표준화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유통과 수익화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교육 콘텐츠도 예외가 아니다. 교과 콘텐츠 라이선싱, 해외 학교 공급, B2G 수출, 국제 협력 사업을 염두에 둔다면 표준화는 필수다.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 진출은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내수 교육시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적 성장 한계가 있다. 반면 디지털 학습 콘텐츠와 학습 시스템은 수출 가능성이 있다. 특히 K-에듀테크와 결합된 교과 콘텐츠는 일부 국가에서 충분히 사업화 여지가 있다. 문제는 준비 수준이다. 지금 표준화와 제품 구조를 갖추지 않으면, 해외 진출은 계속 구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 Implications



첫째, 주요 사업자들의 움직임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출판사는 더 이상 책만 만들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살아남는 사업자는 플랫폼을 갖추거나, 강한 IP를 만들거나, 에듀테크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즉 생존 전략은 이미 “출판업의 고도화”가 아니라 “출판 이후 가치사슬 확장”으로 이동했다.



둘째, 우리 회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플랫폼 종속이다. 전통 출판사는 여전히 콘텐츠 신뢰와 집필 역량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이용자 접점과 데이터는 플랫폼이 가져가고 있다. 이 구조가 고착되면 우리 회사는 양질의 원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도 가장 높은 가치가 발생하는 지점에서는 소외될 수 있다. 콘텐츠 생산력만으로는 협상력이 유지되지 않는다.



셋째, 교육 콘텐츠도 IP 관점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교재는 단권 판매 상품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지식 자산 묶음으로 봐야 한다. 개념 설명 체계, 학습 경로, 문제은행, 시각화 요소, 교사용 설계 도구, 보조 캐릭터, 필사형 자료까지 포함해 자산화 가능한 요소를 다시 분해해야 한다. 그래야 출판 이후의 수익 구조가 열린다.



넷째, 디지털 전환의 우선순위도 다시 잡아야 한다. 모든 기능을 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접점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사용 대시보드인지, 문제풀이 시스템인지, 콘텐츠 라이선싱 플랫폼인지, 특정 연령대 학습 서비스인지에 대한 선택이 필요하다. 현재 주요 사업자들의 사례는 “무엇이든 디지털로 하자”가 아니라 “가장 지배력 있는 디지털 접점을 선점하자”는 방향으로 읽힌다.



다섯째,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뀐 만큼 벤치마킹 대상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 회사가 참고해야 할 상대는 전통 교과서 발행사뿐 아니라, 밀리의서재 같은 체류형 플랫폼, 디앤씨미디어 같은 IP 확장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 같은 공교육 기술기업이다. 교과서 회사의 미래 전략은 더 이상 교과서 회사만 보고 설계할 수 없다.



결론은 명확하다. 주요 사업자들은 이미 생존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 변화의 공통 방향은 플랫폼화, IP화, 에듀테크화다. 이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산업의 수익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 회사의 다음 과제도 분명하다. 좋은 교재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반복 이용되는 서비스와 재사용 가능한 IP를 가진 회사로 스스로를 재정의해야 한다.



# 4. 교과서 제작은 편집 중심 산업에서 데이터·서비스 중심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 Summary



교과서 제작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과거 교과서 제작은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가 원고와 문제를 완성해 출간하는 산업이었다. 지금은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교사와 학생의 사용 경험을 운영하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핵심 산출물도 더 이상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콘텐츠, 기능, 인터페이스, 분석도구, 운영체계가 결합된 학습 시스템 전체가 산출물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세 가지 판단으로 정리된다. 첫째, 제작 조직이 바뀌었다. 저자와 편집자만으로는 더 이상 교과서를 만들 수 없다. 학습설계자, 개발자, QA, 보안, UX, 운영 인력이 필수로 들어온다. 둘째, 창작 범위가 넓어졌다. 본문과 문제, 해설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단, 추천, 대시보드, 교사용 재구성, 접근성, 다국어 대응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셋째, 제작 방식이 바뀌었다. 출간 전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에서, 출시 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속 개선하는 서비스형 프로세스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 제작 역량을 기존 출판 프로세스의 연장으로 이해하면 대응이 늦어진다. 앞으로 제작 경쟁력은 원고의 정확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버전 관리, 사용성, 운영 안정성, 멀티포맷 전환, 학습 데이터 활용까지 포함한 통합 제작 체계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우리 회사가 준비해야 할 것도 명확하다. 편집 역량을 유지하되, 그 위에 데이터·서비스·멀티모달 제작 역량을 얹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 Findings



### 4.1. 교과서 제작 참여자는 저자·편집자 중심에서 다학제 팀으로 확대되고 있다



#### 4.1.1. 학습설계자와 AI 편집자가 편집 기능의 일부를 대체·확장하고 있다



전통적 교과서 제작에서는 저자와 편집자가 핵심이었다. 저자는 내용을 쓰고, 편집자는 교육과정 적합성과 전달 구조를 다듬었다.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는 이 구조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학습자의 수준 진단, 학습 경로 분기, 인터랙션 설계, 즉시 피드백 로직까지 포함되면서 학습설계자의 역할이 전면화되고 있다.



학습설계자는 단순히 본문 흐름을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느 시점에 진단을 넣고, 어떤 조건에서 보충 설명을 띄우고, 어떤 학습자가 어떤 문제 세트로 이동해야 하는지까지 설계한다. 이는 편집 기능이 텍스트 편집을 넘어 학습 경험 편집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영어, 수학, 정보처럼 학습 수준 차이가 큰 과목일수록 이 기능의 중요성이 커진다.



AI 편집자 개념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AI 편집자는 사람이 편집자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뜻이 아니다. 초안 생성, 난이도 조정, 유사 문항 변형, 메타데이터 태깅, 설명 문장 재구성, 다국어 변환, 음성 스크립트 생성 같은 작업을 AI가 보조하면서 편집 프로세스 일부를 자동화하는 방향이다. 결과적으로 사람 편집자는 개별 문장 교열보다 전체 학습 구조를 설계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역할로 이동한다.



이 변화는 조직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앞으로 교과서 제작의 핵심 인력은 집필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학습설계와 AI 보조 편집을 결합할 수 있는 역할을 확보하는 데 있다. 즉 원고 생산력보다 학습 흐름 설계력이 더 중요한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 4.1.2. 개발자·QA·보안·UX 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기능이 됐다



AIDT와 디지털 학습 서비스의 심사 기준이 보여준 가장 명확한 변화는 제작팀 구성의 변화다. 교과서는 이제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라 실제로 동작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개발자, QA, 보안, UX 인력은 보조 인력이 아니라 핵심 제작 인력이다.



개발자는 화면을 구현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계정 관리, 학습 진단, 추천 로직, 대시보드, 학습 이력 저장, 콘텐츠 호출 구조를 전반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QA는 출간 전 오탈자를 잡는 수준이 아니라, 기기별 오류, 브라우저 호환성, 성능 저하, 예외 상황에서의 동작을 검증해야 한다. 보안 인력은 학생 데이터, 학습 기록, 개인정보, 교사용 관리 데이터가 안전하게 저장·전송되는 구조를 관리해야 한다. UX 인력은 학생과 교사가 실제 수업 맥락에서 혼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해야 한다.



특히 공교육 시장에서는 이 네 기능이 더 중요해진다. 일반 소비자 서비스와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오류 허용 범위가 매우 좁다. 로그인 실패, 로딩 지연, 데이터 누락, 화면 혼선이 발생하면 수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소비자용 앱보다도 더 높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요구받는다.



결국 디지털 교과서 제작은 편집 조직 위에 제품 조직이 얹히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제작팀은 “좋은 원고를 만드는 팀”이 아니라 “원고를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학습 서비스로 전환하는 팀”이다.



#### 4.1.3. 디지털 튜터와 운영 인력은 제작 이후 단계가 아니라 제작 내부 인력이 되고 있다



기존 교과서 제작에서는 출간 이후의 운영 개념이 약했다. 책이 발행되면 유통과 영업, 간헐적 정오표 관리가 후속 단계였다. 디지털 교과서와 학습 서비스에서는 운영 자체가 제작의 연장선이다. 교사 문의 대응, 학생 사용 이슈 파악, 기능 개선 요청 수집, 장애 대응, 연수 지원을 담당하는 디지털 튜터와 운영 인력이 필수로 편입된다.



디지털 튜터는 단순한 고객센터 인력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이 실제로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하고, 막히는 지점을 빠르게 피드백하는 현장 인터페이스다. 운영 인력은 접속 현황, 오류 발생률, 사용 패턴, 기능별 호출 빈도, 업데이트 반응을 보고 제품 개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운영은 사후지원이 아니라 학습 시스템의 일부다.



이 구조는 제작팀의 시간 감각도 바꾼다. 과거에는 출간 시점이 끝이었다. 지금은 출시 이후가 시작이다. 제품은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면서 계속 수정되고 보완된다. 따라서 운영 인력을 외주나 별도 조직으로 두기보다, 제작팀과 긴밀하게 연결된 핵심 기능으로 다루는 방식이 더 자연스럽다.



### 4.2. 창작 범위는 본문과 문제를 넘어 학습 시스템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 4.2.1. 학습 진단·추천·대시보드는 이제 부가 기능이 아니라 콘텐츠 일부다



디지털 교과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의 범위다. 과거 콘텐츠는 본문, 삽화, 문제, 해설로 구성됐다. 지금은 그 위에 진단, 추천, 학습 현황 표시, 대시보드가 덧붙는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별도의 기술 기능이 아니라, 이미 콘텐츠 구조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학습 진단 기능은 학생의 현재 수준을 파악하고,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나 설명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된다. 추천 기능은 어느 학습자가 어떤 경로를 따라야 하는지 제안한다. 대시보드는 학생에게는 자기 학습 상태를 보여주고, 교사에게는 반 전체 또는 개별 학생의 진도와 취약 지점을 보여준다. 즉 콘텐츠는 고정된 순서대로 읽는 구조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호출되는 구조가 된다.



이 변화는 집필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같은 개념 설명도 기본 설명, 보충 설명, 심화 설명, 오답 보정 설명으로 나뉘어 설계될 필요가 있다. 문제도 단순 배열이 아니라 진단 결과에 따라 다른 세트로 연결되어야 한다. 결국 콘텐츠는 ‘책의 순서’가 아니라 ‘학습 흐름의 조건’ 안에서 다시 설계된다.



#### 4.2.2. AI 튜터·AI 보조교사·교사용 재구성 기능이 수업 단위 창작물을 만든다



최근 디지털 교과서가 요구받는 기능을 보면, 학생용 콘텐츠보다 교사용 재구성 기능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AI 튜터는 학생 입장에서 질문 응답과 보충 설명을 제공한다. AI 보조교사는 교사 입장에서 개별 학생의 이해 상태를 파악하고 수업 자료를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사용 재구성 기능은 교사가 교과서 순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수업 목적에 맞게 자료를 다시 배열할 수 있게 한다.



이 기능들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교과서가 더 이상 단일 저작물에 머물지 않고, 교사가 계속 재편집하는 ‘수업 단위 창작물’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본문과 문제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사가 쉽게 조합하고 다시 배치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가 필요하다.



이 흐름에서 교과서 제작자는 모든 것을 완성된 형태로 제공하는 사람보다, 교사가 재조립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기능을 구조화하는 사람에 가까워진다.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코디네이터로 이동하는 것처럼, 제작자의 역할도 완성품 편집자에서 수업 시스템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



#### 4.2.3. 접근성·다국어·보편적 학습 설계는 선택 기능이 아니라 공교육 적합성의 기본조건이다



디지털 교과서의 기술심사와 검정 기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요소는 접근성이다. 음성 지원, 대체 텍스트, 기기 호환성, 다국어 지원, 보편적 학습 설계는 더 이상 부가 기능이 아니다. 공교육 시스템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교과서 제작의 기준점을 바꾼다. 과거에는 평균적인 학습자를 상정해 내용을 구성했다. 지금은 학습자 다양성 자체를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 시각적 접근이 어려운 학생, 한국어 숙련도가 낮은 학생, 특정 기기에서만 학습 가능한 학생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제작 범위가 ‘내용 전달’에서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전달’로 넓어진다.



접근성 강화는 비용 증가 요인이기도 하다. 음성화 스크립트, 대체 텍스트 작성, 자막, 다국어 인터페이스, 색 대비와 폰트 설계, 키보드 접근성 등을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장기 경쟁력 요소다. 공교육에서 요구하는 기본 설계를 먼저 갖춘 사업자는 향후 제도 변화에도 더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4.3. 제작 방식은 출간형 프로세스에서 서비스형 프로세스로 이동하고 있다



#### 4.3.1. 버전 관리와 상시 업데이트가 기본 운영 방식이 됐다



종이교과서의 제작 프로세스는 명확했다. 집필, 편집, 검토, 인쇄, 출간의 직선형 과정이었다. 디지털 교과서와 학습 서비스는 이와 다르다. 한 번 출시한 뒤에도 버전을 계속 올리고,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 버전 관리와 상시 업데이트가 기본 운영 방식이 된다.



이 차이는 조직 운영에 큰 변화를 만든다. 출간형 프로세스에서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인력이 다음 프로젝트로 이동한다. 서비스형 프로세스에서는 기존 제품을 유지·개선할 인력이 계속 필요하다. 따라서 제작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 운영 계약에 가까워진다.



버전 관리 체계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떤 학교가 어떤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지, 업데이트가 학습 기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특정 기능 수정이 다른 기능에 어떤 부작용을 만드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교과서 제작이 문서 관리에서 제품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4.3.2. 데이터 수집·보안·품질관리는 출간 후 관리가 아니라 핵심 제작 공정이 됐다



서비스형 프로세스에서 데이터 수집과 품질관리는 제작의 후반 공정이 아니다. 오히려 초기 설계 단계부터 포함되어야 한다. 어떤 학습 로그를 남길지, 어떤 데이터를 저장할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장애가 발생하면 어떤 복구 절차를 따를지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



학습 로그는 단순한 운영 데이터가 아니다. 학생의 진도, 오답, 재학습 패턴, 기능 사용 빈도는 제품을 개선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동시에 학생 데이터이기 때문에 보안과 프라이버시 관리가 필수다. 따라서 데이터 수집은 많이 할수록 좋은 문제가 아니라, 목적과 권한이 명확해야 하는 문제다.



품질관리도 확대된다. 과거에는 본문 오류, 오탈자, 그림 배치 오류가 중심이었다. 지금은 여기에 응답 속도, 서버 안정성, 오류 재현 여부, 추천 정확도, 기기별 화면 품질이 함께 포함된다. QA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품질관리는 제작 종료 직전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전 공정을 관통하는 기능이 된다.



#### 4.3.3. 로그 기반 개선과 운영 자동화가 교과서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서비스형 제품의 핵심 강점은 로그 기반 개선에 있다. 학생이 어디에서 멈추는지, 어떤 문항에서 반복 오답이 발생하는지, 어떤 설명 구간을 다시 보는지 알 수 있으면, 제품은 실제 사용 패턴에 맞춰 정교하게 개선될 수 있다. 종이교과서에는 없던 피드백 루프가 생기는 것이다.



운영 자동화도 중요하다. 대규모 학교 현장에서 매번 수동으로 계정을 생성하고, 문의를 분류하고, 장애를 추적하는 방식으로는 확장이 어렵다. 따라서 권한 관리, 오류 알림, 로그 수집, 기본 문의 응답, 콘텐츠 배포 일부를 자동화해야 한다. 이는 제작 효율화 문제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구조를 좌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로그 기반 개선과 운영 자동화는 단순한 기술 효율화가 아니다. 제품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의 교과서는 출간 시점의 완성도가 아니라, 운영 속에서 얼마나 빨리 개선되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 4.4. 멀티포맷·멀티모달 제작 역량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 4.4.1. 텍스트·음성·영상·인터랙티브를 함께 설계하는 역량이 기본이 되고 있다



교과서 콘텐츠는 더 이상 텍스트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같은 개념이라도 본문 설명, 음성 해설, 짧은 영상,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활동으로 동시에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는 학생이 한 포맷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읽고, 듣고, 보고, 눌러보는 경험이 섞인 구조가 자연스럽다.



이 변화는 제작팀의 역량 범위를 넓힌다. 텍스트 집필 역량 위에 음성 스크립트 작성, 영상용 콘티 설계, 화면 인터랙션 기획, 멀티포맷 편집이 추가된다. 멀티모달 제작은 선택적 확장이 아니라, 같은 콘텐츠를 다른 학습 상황에 맞게 전달하기 위한 기본 역량이 된다.



특히 교육 콘텐츠에서는 포맷별 강점이 분명하다. 개념의 정밀한 정의는 텍스트가 강하고, 발음·청해·낭독은 음성이 강하며, 실험 과정이나 문제풀이 시연은 영상이 강하다. 인터랙티브 요소는 즉시 피드백과 몰입도를 높인다. 따라서 교과서 제작은 하나의 내용을 여러 포맷으로 병렬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 4.4.2. 과목별·상황별로 최적 포맷이 달라지면서 제작 체계가 모듈화되고 있다



멀티포맷 제작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포맷을 다 붙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과목과 상황에 따라 최적 포맷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학에서는 단계별 풀이 인터랙션과 오답 피드백이 중요하고, 영어에서는 음성·발화·듣기 기능이 중요하며, 정보 과목에서는 시뮬레이션과 실습 화면이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제작 체계는 과목별 모듈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같은 설명 원고도 텍스트, 음성, 영상, 퀴즈형 카드로 각각 변환 가능해야 하고, 교사와 학생의 이용 맥락에 따라 필요한 모듈만 호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한 번 만든 콘텐츠를 여러 포맷으로 반복 활용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모듈화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모든 단원을 처음부터 완전한 멀티모달로 제작하면 원가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반면 핵심 자산을 모듈형으로 설계하면 우선순위 과목과 단원부터 멀티포맷으로 확장하고, 이후 활용 데이터를 보며 추가 투자할 수 있다. 즉 멀티모달 제작 역량은 기술력 문제이면서 동시에 포트폴리오 운영 문제다.



#### 4.4.3. 멀티포맷 전환 능력은 콘텐츠 자산의 수명을 늘리는 핵심 장치다



멀티포맷 전환의 가장 큰 가치는 신규 매출보다 자산 수명 연장에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종이책으로만 쓰면 사용 맥락이 제한된다. 같은 내용을 전자책, 음성, 짧은 영상, 인터랙티브 문제, 교사용 자료로 전환할 수 있으면 동일한 원천 콘텐츠가 더 오래, 더 넓게 활용된다.



이 점은 교과서 출판사에 특히 중요하다. 교재 개발비는 크고, 개정 주기는 존재하며, 수요는 점차 세분화된다. 이런 구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포맷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면 비용 대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단권 제작에만 머물면 개정 주기마다 큰 비용을 반복 부담해야 한다.



결국 멀티포맷 전환 능력은 예쁘게 만드는 기능이 아니다. 제작 원가를 분산하고, 학습 상황별 접점을 넓히고, 향후 구독형·서비스형 수익 모델로 연결할 수 있게 만드는 기반이다. 앞으로 교과서 제작의 표준은 “한 권을 잘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하나의 지식 자산을 여러 형태로 운용하는 능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 Implications



첫째, 우리 회사의 제작 조직은 편집 조직의 확장판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는 학습설계, 개발, QA, 보안, UX, 운영이 들어간 다학제 제작 체계를 기본 구조로 삼아야 한다. 이는 인력 수를 늘리는 문제라기보다, 제작의 정의 자체를 다시 세우는 문제다. 교과서는 더 이상 편집 부서만의 산출물이 아니다.



둘째, 콘텐츠 기획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는 “어떤 내용을 넣을 것인가”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남기게 할 것인가”, “교사가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어떤 포맷으로 확장할 것인가”를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 특히 진단, 추천, 대시보드, 교사용 재구성 기능은 별도 기술 기능이 아니라 콘텐츠 상품성의 일부로 봐야 한다.



셋째, 운영 역량은 후방 지원 기능이 아니라 핵심 경쟁력이다. 로그 기반 개선, 상시 업데이트, 문의 대응, 기능 안정화가 제품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디지털 교과서와 학습 서비스를 장기 사업으로 본다면, 출시 이후 운영체계를 별도 비용이 아니라 필수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넷째, 멀티포맷 제작 체계는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학습자 접점이 종이, 화면, 음성, 인터랙션으로 이미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동일한 콘텐츠 자산의 수명을 늘려야 앞으로의 원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하되, 음성·영상·인터랙티브 전환이 가능한 구조로 원천 콘텐츠를 설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다섯째, 향후 제작 KPI도 바뀌어야 한다. 완간 일정 준수, 검정 통과, 오탈자 최소화만으로는 부족하다. 버전 안정성, 기능 사용률, 학습 로그 수집 품질, 업데이트 반응 속도, 교사용 기능 활용도, 멀티포맷 전환률 같은 지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제작 성과의 정의가 출간 성공에서 서비스 품질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교과서 제작은 이미 편집 산업의 범위를 넘어섰다. 앞으로의 경쟁은 원고 완성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학습 경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포맷으로 확장하는 기업이 유리하다. 우리 회사가 준비해야 할 전환도 명확하다. 출판사의 제작 조직을 유지하되, 그 위에 제품 조직과 운영 조직을 겹쳐 올리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 5. 향후 사업 방향은 교과서 판매가 아니라 학습 서비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 Summary



향후 사업 방향의 핵심은 명확하다. 우리 회사는 더 이상 교과서를 판매하는 회사로만 정의될 수 없다. 앞으로의 수익 구조는 단권 판매가 아니라, 학습 서비스의 반복 이용과 콘텐츠 자산의 재사용, 그리고 공공·민간 채널을 넘나드는 다층 포트폴리오에서 나온다. 교과서 사업은 제품 사업이 아니라 서비스 사업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이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대응 과제다. 출판산업 전체는 종이책 판매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구독·디지털서비스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교과서 시장에서는 그 전환 속도가 더 빠르다. AIDT를 둘러싼 제도 변동은 교과서의 법적 지위와 조달 방식, 운영 책임 범위까지 바꿨다. 동시에 주요 사업자들은 이미 플랫폼화, IP화, 에듀테크화로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다. 우리 회사만 단권 납품 모델에 머무르면, 수익성과 고객 접점, 데이터 통제력 모두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업 재설계의 기준은 제품 추가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환이어야 한다. 어떤 서비스를 반복 과금 구조로 만들 수 있는지, 어떤 콘텐츠를 라이선스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어떤 운영 기능을 별도 수익원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부터 다시 봐야 한다. 동시에 정책, 저작권, 개인정보, 공공조달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함께 있어야 한다. 결국 향후 경쟁력은 좋은 교재를 만드는 능력과, 그 교재를 장기 서비스 자산으로 운영하는 능력이 결합된 곳에 집중될 것이다.



## Findings



### 5.1. 사업 포트폴리오는 인쇄물 중심에서 서비스·플랫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 5.1.1. SaaS형 교과 콘텐츠는 가장 현실적인 전환 모델이다



교과서 사업의 가장 직접적인 전환 방향은 SaaS형 교과 콘텐츠다. 이미 AIDT는 출판 납품 구조보다 디지털서비스 계약 구조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기술심사 기준에는 AI 성능, 데이터 수집·저장·전송, 개인정보 보호, 보안, 서비스 품질관리, 접근성, 교사용 기능이 포함됐다. 이는 교과서가 한 번 제작해 공급하는 상품이 아니라, 출시 이후에도 운영·업데이트·장애 대응이 필요한 서비스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능도 SaaS 구조와 일치한다. 학생별 진단, 추천, 학습 로그 관리, 교사용 대시보드, 맞춤형 문항, 재구성 기능은 정적인 전자책으로는 구현이 어렵다. 학교가 기대하는 것은 디지털 파일이 아니라 계속 동작하는 학습 시스템이다. 이 구조에서는 콘텐츠 자체보다 운영 품질과 유지보수 체계가 사업의 핵심이 된다.



SaaS형 모델의 장점은 반복 수익 가능성에 있다. 종이교과서는 납품 시점에 매출이 실현된다. 서비스형 콘텐츠는 라이선스 기간, 사용자 수, 기능 범위, 지원 수준에 따라 지속 과금이 가능하다. 동시에 학교별 사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제품 개선과 추가 판매에도 유리하다. 반대로 이 모델은 운영 비용과 책임 범위가 크다. 따라서 서비스 전환은 단순히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장기 계약형 원가 구조를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일과 연결된다.



#### 5.1.2. 구독형 학습 상품은 공교육 외 수요를 흡수하는 가장 유효한 방식이다



공교육 조달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하다. 정책 변화와 예산 구조, 학교 선택률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축은 구독형 학습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학부모·학생·교사 개인, 학원, 방과후 시장, 보충학습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다.



최근 전자책 시장과 구독형 독서 플랫폼의 성장 흐름은 이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용자는 더 이상 모든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 접근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모델에 익숙해지고 있다. 교육 콘텐츠도 같은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참고서, 개념 보강, 내신 대비, 수행평가 자료, 진단·복습형 콘텐츠는 단권 판매보다 구독 구조에 더 적합하다. 사용자는 여러 과목과 기능을 묶은 월 단위 접근권에 더 높은 효용을 느낄 수 있다.



구독형 상품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반복 매출 때문만이 아니다. 구독 구조에서는 사용 빈도와 이탈률, 체류 시간, 기능별 사용 패턴이 명확히 드러난다. 이는 제품 개선과 세분화된 업셀링의 기반이 된다. 종이교재 판매 모델에서는 구매 이후 이용 데이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구독 모델은 고객 접점과 제품 개선 루프를 동시에 제공한다.



다만 구독형 상품은 아무 콘텐츠나 묶는다고 성립하지 않는다. 반복 사용 이유가 있어야 한다. 즉 정적인 해설서보다 진단, 오답 복습, 맞춤형 추천, 일정 관리, 성취 추적처럼 계속 들어와야 할 이유를 만드는 기능이 함께 있어야 한다. 구독형 전환의 본질은 가격 정책이 아니라 이용 습관 설계다.



#### 5.1.3. B2G·B2B 혼합 수익모델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높인다



향후 교육 콘텐츠 사업은 단일 채널 의존을 줄이고 B2G와 B2B를 섞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B2G는 공교육 조달과 교육청·학교 대상 공급을 뜻한다. B2B는 학원, 에듀테크 플랫폼, 기업 교육, 지역 교육기관, 공공기관 외주 사업 등을 포함한다. 두 채널은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다.



B2G는 대규모 납품과 공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 변화, 예산, 정치 일정, 입찰 조건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반면 B2B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품을 실험하고 개선할 수 있으며, 과금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하기 쉽다. 다만 고객군이 분산되고 영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결국 한쪽만으로는 안정적 성장이 어렵다.



최근 주요 교육 출판사의 수익성 방어가 일부 B2B 확장과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은 이 방향을 뒷받침한다. 공교육 중심 기업도 민간 서비스, 학원용 솔루션, 교사용 보조도구, 라이선싱 사업을 동시에 운영해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특히 AIDT처럼 제도 변화가 큰 시장에서는 B2G 의존도가 높을수록 손익 불확실성이 커진다.



향후 포트폴리오 설계의 핵심은 제품별로 채널을 다르게 배분하는 것이다. 본교재와 공교육 정규 콘텐츠는 B2G 중심, 보조학습과 데이터 서비스는 B2B 또는 B2C형, 운영 도구와 분석 시스템은 학교·학원 대상 B2B형으로 나누는 방식이 자연스럽다. 사업 구조는 점점 혼합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



### 5.2. 수익원은 단일 교재 판매에서 다층 구조로 확장되어야 한다



#### 5.2.1. 교과 콘텐츠 라이선싱은 가장 먼저 현실화할 수 있는 수익원이다



교과 콘텐츠 라이선싱은 향후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확장 수익원이다. 우리 회사가 이미 보유한 강점은 교육과정 적합성이 높은 콘텐츠, 검증된 설명 방식, 문제·해설 자산, 교사용 자료다. 이 자산은 반드시 자사 교재에만 실릴 필요가 없다. 다른 플랫폼, 학습앱, 학원 시스템, 지역 교육기관, 공공 프로그램에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할 수 있다.



라이선싱 구조의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추가 인쇄와 재고 부담이 없다. 둘째, 동일 자산을 여러 채널로 반복 판매할 수 있다. 셋째, 플랫폼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유통 채널을 확장할 수 있다. 넷째, 특정 과목이나 기능에 강점이 있다면 전체 플랫폼을 만들지 않아도 수익화가 가능하다. 이는 플랫폼 구축의 자본 부담을 줄이면서도 디지털 수익을 확보하는 현실적 전략이다.



특히 학교 수업 외 맥락에서 라이선싱 기회가 넓다. 방과후 프로그램, 지자체 교육 사업, 공공 독서·문해력 프로그램, 해외 교육기관용 한국형 콘텐츠, 에듀테크 기업의 코스웨어 내부 콘텐츠 공급 등은 모두 라이선싱 대상이 될 수 있다. 콘텐츠의 품질과 정합성을 보증할 수 있는 회사일수록 이 기회를 가져가기 쉽다.



다만 라이선싱을 하려면 자산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현재 교재는 대개 완제품 단위로만 관리된다. 라이선싱을 하려면 개념 설명, 문제 세트, 해설 모듈, 시각 자료, 음성 스크립트, 평가 로직 등을 메타데이터와 함께 모듈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결국 라이선싱 사업은 콘텐츠 보유 자체보다 자산 구조화 역량이 중요하다.



#### 5.2.2. IP 확장과 2차 저작물 사업은 교육 콘텐츠에도 적용 가능하다



출판산업 내 고수익 사례는 이미 원천 콘텐츠를 2차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에서 나오고 있다. 웹툰·웹소설 기반 기업들은 원작을 애니메이션, 영상, 게임, 굿즈, 해외 판권으로 연결하며 수익 구조를 키워 왔다. 디앤씨미디어 사례는 출판 원천 IP가 제조업적 출판을 넘어 권리사업으로 재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 콘텐츠도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교재는 시험용 정보 묶음이 아니라, 반복 사용 가능한 지식 설계 자산이다. 특정 설명 체계, 시각화 방식, 학습 코스, 문제 유형, 캐릭터, 스토리텔링형 학습 콘텐츠, 교사용 수업 설계 도구는 모두 2차 사업으로 확장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과 연계 영상, 청소년용 교양 시리즈, 문해력 강화 콘텐츠, 필사형 자료, 진로 탐색형 콘텐츠, 학부모 교육 자료, 해외 학습용 한국형 콘텐츠는 모두 원천 교재 자산에서 파생될 수 있다.



교육 IP 확장의 핵심은 팬덤이 아니라 신뢰다. 엔터테인먼트 IP가 캐릭터와 서사로 확장된다면, 교육 IP는 학습 효율과 반복 사용 경험으로 확장된다. 사용자가 특정 브랜드의 설명 방식과 문제 구성을 신뢰하면, 그 브랜드는 다른 형태의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IP 사업은 교육 출판사와 무관한 별도 사업이 아니다. 오히려 교과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재사용하고, 특정 채널에 종속되지 않게 만들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단권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2차 저작물과 파생형 상품은 수익 구조를 한 단계 올리는 장치가 될 수 있다.



#### 5.2.3. 데이터 기반 부가 서비스와 운영 수익은 장기적으로 가장 방어력이 높다



가장 방어력이 높은 수익원은 콘텐츠 자체보다 콘텐츠를 둘러싼 운영 서비스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교사용 대시보드, 학습 분석 리포트, 진단 평가, 성취 추적, 상담 지원, AI 보조교사 기능, 학교별 운영 지원, 연수 패키지와 같은 서비스는 단순 콘텐츠보다 대체가 어렵다. 이유는 이 기능들이 고객의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반 부가 서비스의 장점은 세 가지다. 첫째, 지속 사용성이 높다. 둘째, 사용자별·기관별 맞춤 설계가 가능해 가격 차별화가 쉽다. 셋째, 한번 도입되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비용이 커진다. 이는 반복 매출과 고객 락인을 동시에 만든다. 플랫폼이 강한 이유도 결국 이 운영 수익 구조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수학 콘텐츠를 판매하더라도, 문제 세트 자체보다 학생별 오답 유형 분석과 다음 학습 경로 제안이 포함된 서비스가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질 수 있다. 학교나 학원이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대상도 점차 자료 자체보다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지점에서 출판사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콘텐츠를 파는 회사로 남을지, 콘텐츠를 기반으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동할지다. 장기적으로 수익성과 협상력이 높은 쪽은 후자에 가깝다.



### 5.3. 리스크 관리는 정책 대응과 저작권 대응을 포함해야 한다



#### 5.3.1. 제도 변경 리스크는 사업 리스크가 아니라 투자 리스크가 됐다



AIDT 사례는 정책 변화가 단순한 영업 변수 수준이 아니라, 투자 회수 구조 전체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법적 지위가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이동하면서 검정, 채택, 가격, 유지보수, 조달 방식의 전제가 동시에 흔들렸다. 이미 개발과 조직 투자를 마친 기업 입장에서는 정책이 사업 조건을 사후적으로 바꾼 셈이다.



이 경험은 향후 우리 회사의 신규 투자 판단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교육 시장은 수요 규모가 크지만, 제도 리스크도 크다. 따라서 정책 신호만으로 대규모 선투자를 집행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제품 개발과 조직 확장을 단계적으로 나누고, 법제와 예산 흐름 변화에 따라 투자 강도를 조절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제도 대응은 이제 대외협력이나 법무 부서의 주변 기능이 아니다. 사업 기획 자체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제도 변화에 늦게 반응하면 제품 경쟁력이 높아도 수익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 5.3.2. 저작권·AI 학습·불법복제 이슈는 디지털 확장과 함께 더 커진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질수록 저작권 리스크도 커진다. 종이교재의 불법복제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와 유통 속도가 훨씬 빠르다. PDF 공유, 화면 캡처, 계정 공유, 무단 재배포,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 변형은 기존보다 통제가 어렵다.



여기에 AI 학습 이슈가 추가된다.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와 저작물 이용 범위를 둘러싼 공정이용 기준이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회색지대가 많다. 교육 콘텐츠는 정답성, 표현 방식, 설명 구조가 핵심 자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단 학습과 유사 생성은 출판사 가치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다.



최근 일부 출판사들이 AI 활용 기준을 별도로 수립하거나, AI 양산형 출판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이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만 높이고 권리 구조를 정비하지 않으면, 수익화 이전에 자산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 전략은 사후 대응보다 사전 설계가 중요하다. 어떤 자산을 외부에 개방할 것인지, 어떤 자산은 라이선스 계약으로 제한할 것인지, AI 학습 허용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워터마크와 모니터링 체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가 사업 설계와 함께 정리되어야 한다.



#### 5.3.3. 개인정보·보안·공공 품질 기준은 진입장벽이자 생존조건이 된다



서비스형 교육 콘텐츠는 학생 데이터를 다룬다. 학습 이력, 진단 결과, 접속 기록, 성취 수준, 오답 패턴은 모두 민감한 교육 데이터다. 따라서 개인정보와 보안 대응은 기술 요건이 아니라 사업 자격 요건에 가깝다.



AIDT 심사 기준에 데이터 처리, 보안, 품질관리 항목이 포함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기능 혁신보다도 안정성과 책임소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특히 공공시장에서는 장애 대응, 데이터 유출, 접근성 미준수, 품질 저하가 발생할 경우 사업 전체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이 기준은 동시에 진입장벽이 된다. 중소 사업자나 콘텐츠 강점만 가진 사업자는 이 영역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 회사가 보안·개인정보·품질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갖추면, 이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향후 공공시장에서는 좋은 콘텐츠보다 안전하게 운영되는 콘텐츠가 먼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 5.4. 실행 우선순위는 제품보다 체계 전환에 두어야 한다



#### 5.4.1. 내부 조직 역량 재편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이다



파트1부터 파트4까지의 변화는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별 제품 출시가 아니라 조직 체계 전환이다. 편집 중심 구조만으로는 서비스형 콘텐츠를 감당하기 어렵다. 내부에는 최소한 다섯 가지 기능이 재정렬되어야 한다. 콘텐츠 기획, 학습설계, 개발·QA, 운영·고객지원, 정책·조달 대응이다.



문제는 이 기능을 모두 새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의사결정을 주도하느냐다. 과거에는 편집과 영업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제품과 운영을 이해하는 조직이 중심에 서야 한다. 개발 조직이 별도 지원 기능으로만 남아 있으면 서비스 품질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부 재편은 인력 충원보다 운영 체계 재설계가 핵심이다. 어떤 사업은 출간 중심으로 운영하고, 어떤 사업은 서비스형 제품 운영 체계로 돌릴지 구분해야 한다. 모든 사업에 동일한 제작 프로세스를 적용하면 속도와 품질 모두 잃기 쉽다.



#### 5.4.2. 외부 파트너십은 기능 보완이 아니라 지배력 설계 관점에서 봐야 한다



향후 외부 파트너십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AI 기능, 음성화, 클라우드, 학습 분석, 학교 운영도구, 해외 진출, 공공조달 대응 등은 단독으로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 주요 사업자들도 기술기업, 에듀테크 기업, 플랫폼과 협업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파트너십의 핵심은 협업 자체가 아니다. 무엇을 넘기고 무엇을 잡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AI 엔진은 외부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학습 데이터 구조와 콘텐츠 설계 기준, 교사용 사용자 경험은 우리 회사가 통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협업은 성장 수단이 아니라 종속 구조가 된다.



따라서 파트너십 전략은 세 층으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 첫째, 대체 가능한 기능은 외부화한다. 둘째,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 구조와 고객 접점은 내부에 남긴다. 셋째, 장기적으로 데이터와 브랜드 통제력을 강화하는 제휴만 선택한다. 결국 파트너십은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지배력 설계의 문제다.



#### 5.4.3. 검증 가능한 성과지표 없이는 전환이 계속 비용으로만 보인다



디지털 전환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종이교재 사업은 매출과 부수, 채택률로 성과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서비스형 사업은 지표 체계가 없으면 계속 비용처럼 보인다. 따라서 전환의 마지막 과제는 KPI 재설계다.



앞으로의 핵심 지표는 제품별로 달라져야 한다. 공교육 SaaS형 상품은 학교 도입률, 활성 사용자 수, 교사용 기능 사용률, 장애 대응 시간, 재계약률이 중요하다. 구독형 상품은 월간 활성 이용자, 체류 시간, 이탈률, 재구독률, 기능별 사용 빈도가 중요하다. 라이선싱 사업은 콘텐츠 모듈 활용률, 파트너별 매출 기여도, 재계약률이 중요하다. 운영 서비스는 고객지원 응답 속도, 만족도, 문제 해결률, 부가 서비스 전환률을 봐야 한다.



이 지표 체계가 정리돼야 내부 투자 판단도 정교해진다. 어떤 기능이 실제로 재구독을 높였는지, 어떤 과목이 라이선싱 확장성이 높은지, 어떤 학교군에서 운영 비용이 과도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KPI는 사후 보고용 숫자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조정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 Implications



첫째, 우리 회사의 중장기 사업 정의는 “교과서 판매 회사”에서 “학습 서비스 포트폴리오 회사”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표현의 변화가 아니다. 실제 수익 구조와 조직 구조, 투자 판단의 기준을 전부 바꾸는 일이다. 지금까지 축적한 교과 콘텐츠 자산은 여전히 핵심 경쟁력이다. 다만 그 자산을 단권 판매에만 묶어두면 가치 실현 범위가 너무 좁다.



둘째,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은 세 가지로 재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첫 번째 축은 공교육용 SaaS형 교과 콘텐츠다. 두 번째 축은 민간 채널용 구독형 학습 상품이다. 세 번째 축은 라이선싱과 운영 서비스 중심의 B2B 확장이다. 이 세 축은 각각 역할이 다르다. 공교육 축은 신뢰와 규모를, 구독 축은 반복 매출과 데이터 축적을, B2B 축은 리스크 분산과 자산 재활용을 담당하게 된다.



셋째, 수익 구조도 단일 매출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는 교재 판매, 라이선스 수익, 운영 서비스 수익, 데이터 기반 부가 기능, 2차 저작물 수익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 변화나 특정 채널 부진이 전체 손익을 흔드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산업의 흐름은 이미 이런 다층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넷째, 리스크 관리 체계는 사업 전략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부로 올라와야 한다. 제도 변경, 저작권, AI 학습, 개인정보, 보안, 공공 품질 기준은 모두 실제 매출과 손익에 직접 연결되는 변수다. 특히 공교육 시장을 계속 핵심 축으로 가져갈 생각이라면, 제품 경쟁력만큼 정책 대응력과 품질 통제력이 중요하다.



다섯째, 실행의 우선순위는 새 제품 출시보다 체계 전환에 둬야 한다. 내부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전략도 반복 가능하지 않다. 파트너십 기준이 정리되지 않으면 협업은 누수로 이어진다. KPI가 없으면 전환은 계속 비용처럼 보인다. 결국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상품 목록이 아니라 운영 원리다.



결론은 분명하다. 향후 사업 방향은 더 많은 교과서를 파는 데 있지 않다. 우리 회사가 보유한 콘텐츠 자산을 서비스, 라이선스, 운영, IP로 재배치해 장기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데 있다. 산업은 이미 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시장 변화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우리 회사의 사업 구조를 그 변화에 맞게 먼저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



